―북한 고위직 인사 탈북 프로젝트의 목표는 무엇인가.
“그것은 정부가 관여하는 공식적인 프로젝트는 아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깊이 그리고 정열적으로 그 프로젝트에 관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목적은 옛 소련이 붕괴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려는 것이다. 소련은 총 한방 맞지 않고 붕괴됐다.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정권은 광적이고 잔인하며 매우 부서지기 쉽다.”
―소련이 붕괴된 것과 같은 방식이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가.
“소련식 모델이란 동독인들이 헝가리와 오스트리아로 몰려감으로써 결국 소련이 붕괴하게 된 것을 말한다. 물이 가득 차 있는 욕조의 마개를 빼버리면 물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북한에서도 탈북자들이 대규모로 발생할 경우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활동하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김정일은 사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상황이 어떻게 가능하며 어떻게 탈북자들을 데려오는가.
“나는 북한에 대해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은 반대한다. 그러나 그런 상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몇 가지 중요하고도 유용한 조치들이 있다고 본다. 그중 하나가 난민과 탈북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나는 대단히 용기 있는 많은 탈북자들을 직접 접촉해왔다. 그러나 내가 관여하는 프로젝트는 첩보원들을 동원하고 돈을 뿌리는 그런 방식이 아니다. 북한에서 탈북자들을 데려오는 비밀 루트를 아는 사람들로 구성된 비공식적인 네트워크라고 할 수 있다.”
―탈북을 지원하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중국은 난민 보호를 위해 활동하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 관계자들이 탈북자들을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중국은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유엔이 중국에 대해 좀 더 강력한 입장을 취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미국의 탈북자 정책도 너무 소극적이며 그들을 환영하지도 않고 있다. 우리는 미국 정부가 탈북자들도 쿠바인이나 과거 소련인들에게 해준 것처럼 난민으로 인정해주고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미국이 탈북자들을 환영하고 보호해주면 더 많은 북한 사람들이 탈출하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의 탈북자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국가정보원이 탈북자들을 괴롭히고 협박하기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황장엽씨를 수년간 가택 연금 상태로 두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탈북자들은 북한 정권보다 국정원을 더 무서워한다고 들었다. 이것은 중단돼야 한다. 미국은 국정원이 탈북자들을 적대적으로 대하고 협박하지 않도록 한국 정부와 협상해야 한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갑자기 붕괴할 경우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 기본 원칙은 김정일 정권을 유지시키는 것이다. 북한 정권이 붕괴했을 때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을 굶겨죽이고 정치범 수용소에 가둬두는 위험한 정권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것을 미국 사람들은 용납하지 못한다. 김정일 정권을 유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국은 어떻게 스스로 위대한 민족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것은 위선이다. 김정일 정권을 유지시키는 것은 미국의 정책이 아니다.”
―미국은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국무부 내부에는 빌 클린턴 행정부와 같은 협상 정책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그것을 거부했다. 미국이 유엔과 중국에 대해 탈북자들에게 더 개방적인 정책을 택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믿는다. 나는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반대하는 국방부 사람들과도 의견을 달리 한다. 나는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하되 반드시 인권 문제, 식량 배분에 관한 감시활동, 이산가족 상봉 등 다양한 문제들을 협상 안건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과 한국은 북한을 붕괴시킬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
호로위츠 국장은 호주 언론이 보도한 경 박사 등 20명의 탈북자 망명이나 경 박사의 현재 위치 등에 대해서는 자신이 그 문제를 직접 다루지 않고 있고 그들의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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