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여권의 특검 문제제기가 이근영(李瑾榮) 전 금감위원장, 이 전 수석 등 대북송금과 관련된 핵심 인물들이 잇따라 구속되면서 수사가 ‘마지막 몸통’을 향해 가는 시점에서 집중적으로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나라당 일각에선 “여권이 신당 추진 등 정치적 상황을 고려, 박지원(朴智元) 전 대통령비서실장, 임동원(林東源) 전 대통령외교안보통일특보 등 햇볕정책의 핵심 ‘전도사’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막고 DJ에 대한 조사를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나라당 이해구(李海龜) 대북송금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은 “민주당 고위당직자들이 ‘특검 수사를 사법적 테러’라며 정치적 외압을 가한 데 이어 일부 의원들이 집단 동참하고 있는 것은 여권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증거”라며 “여권은 특검에 대한 정치개입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임광규(林光圭) ‘헌법을 생각하는 변호사모임’ 부회장은 “특검 수사에 대해 ‘사법적 테러’라고 주장하는 발언이야말로 반 법치주의적 발상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고 말했다. 그는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손상을 주는 법 위반 행위를 단죄하는 것은 사회 존립의 가장 기본적인 근거다”며 대북송금에 대한 ‘정치적 배려’ 주장을 일축했다.
특검 도입에 반대했던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이날 “특검이 도입된 이상 진상을 있는 그대로 수사해야 하고,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며 “남북관계 등이 걱정됐다면 처음부터 특검에 맡기지 말고 검찰수사나 국회 국정조사에 맡겼어야 했다”고 말했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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