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측은 공식적으로는 아직 고 원장 사퇴권고안을 제출한다는 당론에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날 고 원장이 참석한 비공식 보고 자리에 응함으로써 앞으로 고 원장에 대한 ‘비토 방침’을 철회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는 이날 “내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사퇴권고결의안 제출 여부를 논의하겠다”면서도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보위 소속 이윤성(李允盛) 의원도 “북한 핵 문제가 긴박한 상황에서 고 원장 문제로 정보위의 공백이 장기화되면 ‘정략적’이라는 비난을 살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국정원법 개정을 통해 국정원을 해외정보처로 바꾸는 등의 개혁을 추진하되 일단 ‘일하면서 싸우자’는 데 여야의 뜻이 모아졌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태도를 바꾼 것은 고 원장과 서동만(徐東晩) 기조실장 문제가 이미 여론의 관심권에서 멀어진 데다 윤덕홍(尹德弘) 교육부총리 해임건의안 제출 여부를 검토 중인 마당에 고 원장 문제까지 무리하게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 고 원장은 국정원 개편과 관련해 “2차장 산하의 대공정책실을 정보분석실과 협력단으로 분리 축소하고, 나머지 인원은 해외정보 수집 부서로 분산배치했다. 1차장 산하에는 국익전략실을 신설,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 등 관련 해외정보를 수집토록 했다”고 보고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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