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문은 ‘많은 문제가 한일 정상회담에 나선 노 대통령에게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는 제목의 국제면 기사에서 이같이 전했다. 다음은 이 기사의 요지.
노 대통령에게 한일 정상회담은 그의 짧은 재임 기간을 손상시키고 있는 국내 문제들에서 잠시 벗어나 정치적 능력을 보여줄 화려한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일본 방문 첫날 국내에서는 더 많은 항의를 불러왔다.
노 대통령이 6일 도쿄(東京)에 도착하는 시점에 일본 의회가 유사시 방위청의 권한을 약간 확대한 3개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의 어떤 군사적 움직임도 주변 피해국들의 불만을 촉발시켜 왔으며 이번 법안 통과 시기는 한국인을 격분하게 만들었다.
한국 야당은 “외교적 무례”라고 분개했다. 일부는 노 대통령의 9일 일본 의회 연설을 취소하라고 요구한 가운데 심지어 여당까지 일본에 대해 분노를 나타냈다.
취임 100일을 맞은 노 대통령은 부적절한 금융거래 의혹 확대에 쫓기고 있으며 지지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고 주류 언론들(mainstream media)과는 교전 중이다. 그의 갑작스러운 정책 변화와 깜짝 놀랄만한 발언들은 한국민을 당황하게 했다.
대통령학 전문가인 함성득 고려대 교수는 “그는 정치인에서 대통령으로 변신하려고 애쓰고 있다”면서 “그는 레임덕 대통령이 되지 않으려면 행동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핵프로그램을 둘러싼 긴장된 분위기에서 노 대통령이 엄중한 경고로 방향을 전환한 데 대해 화를 내며 반응했다.
가장 큰 위협은 오랜 측근의 토지 매각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형의 이름으로 정치자금을 포함한 재산 은닉에 관한 의혹이 될지도 모른다.
금융 문제가 드러나기 전 노 대통령은 이미 언론과 나쁜 관계를 유지했다. 그는 취임 후 대형 신문과의 인터뷰를 허용하지 않았고 상당수 정부기관에 함구령을 내리려고 시도했다.
그는 “거칠고 감정적인 표현을 좋아한다”고 시인하고 기자들에게 자신의 표현을 순화해달라(clean up)고 요청했다. 과장된 감정표현(emotionalism)은 빠르게 노 대통령의 특징이 돼가고 있다. 그는 정부의 딱딱한 형식주의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놀라운 방법으로 그렇게 했다. 한 가지 예가 검찰 인사에 관해 논란이 일자 반발하는 검사들과 TV 토론을 벌인 것이다.
취임 이후의 업적을 열거하면서 노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관계 강화를 예로 들었다. 그것은 미국에 보다 독립적이겠다고 선거 때 약속한 사람으로서는 놀라운 주장이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노 대통령의 가장 큰 문제는 리더십의 기반이 없다는 것”이라며 “외교에서는 신중함과 지혜를 보여줄 필요가 있고 문제를 연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방문 전에 한 것과 귀국 후의 한 것이 다르다고 말했다.
일본에서의 기분 좋은 행사도 일부 한국민의 환영을 받지 못했다. 비판자들은 “6일은 일본의 한국 강점시 희생된 사람을 기리는 현충일”이라며 “일본 천황에게 인사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날”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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