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참석한 전직 경제관료 출신 자문위원들이“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건의하자 “그렇게 하려고 하지만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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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노 대통령은 “부총리 스스로도 현재 경제팀과의 (조율) 시간이 필요해 앞으로 새 시스템이 정착되려면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이전 정부에서는 경제부총리가 금융, 대기업 규제, 통화정책 등 대부분의 경제정책을 좌지우지했지만 이번 정부에서는 ‘부처간 견해조정’이라는 최소한의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은 예전처럼 부총리가 경제의 전권을 휘두르면서 현안을 모두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피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노 대통령은 또 노사문제에 대해 “원칙 없는 타협이 아니고 도덕적 합리주의의 바탕에서 새 관계를 설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은 경제정책운용시스템의 미비를 지적하고 특히 노사문제는 법과 원칙대로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나웅배(羅雄培) 전 부총리는 “단기적 안목으로 문제를 풀지 말고 장기적으로 금융개혁을 해야 한다”면서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조율되는 시스템을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공일(司空壹) 전 재무부 장관도 “부총리가 경제정책 조정기능을 책임질 수 있도록 정부조직을 바꾸어야 하고 경제수석제도도 부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金鍾仁)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과거와 같은 실책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담당자들이 장기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며 “노사문제는 인내심을 갖고 풀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대환(金大煥) 인하대 교수는 “사공은 늘었는데 배가 앞으로 가지 못하고 빙빙 도는 것 같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지금은 성장쪽에 무게를 두면서 분배도 해치지 않는 쪽으로 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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