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연설을 듣기 위해 구덕체육관을 가득 채운 4000여명의 경선 후보 지지자들이 부채와 막대풍선 등을 흔들며 지지후보를 큰소리로 연호해 모처럼 경선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기도 했다.
PK지역이 전통적인 한나라당의 ‘표밭’처럼 여겨져 왔지만, 노무현(盧武鉉) 정권의 등장으로 내년 17대 총선은 기존 판도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때문인지 여러 후보들이 저마다 ‘PK 사수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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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출신인 최병렬(崔秉烈) 후보는 “노 대통령이 신당을 만드는 목적이 부산·경남지역을 뚫고 들어와 한판 벌여보자는 것이다”라며 “이것을 막는 데 여기 출신인 최병렬 만한 사람이 있느냐”고 호소했다.
민주계 출신인 김덕룡(金德龍) 후보는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 부산이라고 밝힌 뒤 “영남의 많은 분들이 ‘이젠 영남이 김덕룡에게 빚을 갚을 차례’라며 격려해주고 있다. 부산바람이 돌풍이 될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부산이 지역구인 김형오(金炯旿) 후보는 “부산은 승리의 땅이다. 월드컵 4강 신화도 이곳에서 만들었다”며 연고를 내세운 뒤 “한나라당을 젊은이가 외면하지 않는 정당, 디지털 정당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강재섭(姜在涉), 서청원(徐淸源), 이재오(李在五) 후보는 PK 정서에 직접 호소하는 대신 당의 변신을 역설했다.
강 후보는 “어떤 기업은 ‘마누라 빼고 다 바꿔야 한다’는 각오로 성공을 이뤄냈다. 그런 각오로 제2의 창당을 하겠다”며 “내년 총선에서 이기고 5년 뒤 정권을 되찾아올 수 있는 새 인물은 강재섭뿐”이라고 강조했다.
서 후보는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대선에 패배한 대표로서 지금도 참 답답하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한 뒤 “그러나 실패를 거울삼아 한나라당을 반석 위에 올려놓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한나라당이 지난 대선에서 왜 패배했나. 조직이 없었나. 사람이 부족했나”라고 반문한 뒤 “과거 정치에 오래 물들어 국민의 눈으로 세상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권역별 토론(광주 전남 전북)은 16일 광주 구동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부산=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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