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가 22일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출 상위 50대 외국인 투자 기업 중 3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73%에 해당하는 22개사가 신규투자를 유보하거나 철회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 기업들은 투자 유보의 가장 큰 이유로 임금 상승(46%)과 노동력 확보의 어려움(27%)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특히 올 들어 발생한 각종 파업으로 노사관계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답한 외국 기업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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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2대 정책과제로 △노사관계 안정 △환율 안정을 꼽았다. 외국 기업들이 보는 적정 환율 수준은 1200∼1249원(20일 현재 119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0개 조사 대상 기업 중 18개는 올해 자사의 수출 실적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매출액 100대 기업 중 82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해 22일 밝힌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7%가 정부의 규제로 투자를 철회하거나 보류했다고 답변했다. 이 같은 답변을 한 응답자의 56.0%는 규제만 폐지되면 투자계획을 다시 세울 뜻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결과는 최근 신규투자 부진이 경기의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각종 규제에도 영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의 규제가 계속될 경우 응답자의 11.8%는 ‘공장을 외국으로 이전하겠다’고 답변했으며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응답도 6.6%였다. 79.0%는 ‘대책이 없다’고 답변했다.
경영전략 수립에 차질을 주는 규제로는 노동관련 규제가 18.2%로 가장 높았고 기업지배구조 관련(15.3%) 시장진입(14.5%) 출자총액제한(13.9%) 가격(12.1%) 부채비율(11.5%) 수도권 집중 억제(8.5%) 등의 순이었다.
실제로 대한상의 조사결과 부품 전문업체인 A사는 그동안 수입에 의존해 오던 핵심 부품의 직접 생산을 결정했으나 ‘수도권 공장총량제’에 걸려 결국 사업계획을 포기했다.
B사는 다른 회사를 인수 합병한 뒤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인수 대상 기업의 노조가 강성이어서 근로자 전원의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계획을 포기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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