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대표의 당면한 정치적 목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 차기 집권의 디딤돌을 놓는 일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한나라당이 수권능력을 갖춘 야당다운 야당으로 거듭 태어나 현 정권의 대안세력임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총선 승리와 차기 집권은 그 뒤에 국민의 선택에 맡길 일이다.
최 대표는 거대 야당 ‘한나라호’를 수권정당으로 이끄는 조타수가 되어야 한다. 몸집만 크고 무기력한 야당에서 국정을 주도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제1 야당으로 면모를 일신해야 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은 국민정당을 지향한다고 하더라도 그 중심은 뚜렷해야 한다. 최 대표가 주창하는 ‘개혁적 보수’로 당의 이미지를 수구에서 건강한 보수로 바꿔야 한다. 또한 시대의 변화에 걸맞은 열린 리더십으로 당의 통합과 개혁을 이뤄내야 한다. 그럴 때만이 ‘강한 야당’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직면하고 있는 안팎의 사정은 ‘강한 야당’으로 가는 길이 결코 순조롭지 못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당 내에는 만만치 않은 경선 후유증이 도사리고 있고 이른바 개혁파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도 그치지 않고 있다. 당의 복잡한 세력 분포는 당의 혁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당 밖의 사정도 좋지 않다. 당장 새 특검법을 둘러싼 대립으로 정국은 한층 경색될 국면이다.
최 대표는 원칙은 잃지 않되 민생 우선으로 국민의 걱정을 덜어 주는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그럴 때 국민은 한나라당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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