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北, 南기업에 자본주의 겸손하게 배워야"

  • 입력 2003년 7월 1일 18시 49분


“남한 기업가들은 북한 사람들에게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그 효율적인 첩경을 잘 지도해줘야 한다.”

“사회주의 병폐는 거저 놀고먹으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김정일(金正日.사진) 북한 국방위원장이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에게 한 말이다.

김 위원장을 여러 차례 만나는 등 그와 ‘각별한 사이’인 정 회장은 6월 30일 개성공단 착공식 현장에서 문화일보 기자로 있는 도올 김용옥 박사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을 포함한 북한 지도부는 사회주의 체제가 매우 비효율적이며 인센티브가 부족하다는 것을 숙지하고 있다”며 그의 여러 발언들을 공개했다.

정 회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핵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도 “미국이 강대국이 된 것은 이민자들이 미국 땅에서 흘리는 땀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해주는 등 사람정책(이민정책)을 잘 썼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등 호의적으로 얘기했다는 것.

정 회장은 또 “김 위원장은 개성공단을 개발하면서 미국의 도시계획이나 자본주의적 시스템으로부터 배울 것이 있다면 배우겠다고 공언했다”며 “김 위원장은 ‘북한은 자본주의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함부로 나서면 안 되고 남한 기업가들에게 겸손하게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김정일 위원장과 만났을 때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논밭으로 있는 개성공단의 지목을 공단으로 변경해야 하는 문제가 제기됐었다”며 “그러자 김 위원장은 ‘개성공단이 잘 돼서 쌀을 사먹으면 된다’고 대답했다”며 “개성공단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기대감은 크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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