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저금통’ 모금액조차도 누락시켰나=이 총장은 이날 “대선 때 돼지저금통(일명 희망돼지)을 통해 모금한 선거자금은 4억5000만원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3월 발간된 민주당 대선백서는 지난해 12월 23일 현재 △희망돼지 7억5963만원 △신용카드 후원금 13억2987만원 △휴대전화 후원금 3억4704만원 △계좌 후원금 43억2069만원 등 총 72억7813만원의 ‘국민 성금’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이 총장의 말대로라면 전부 현찰인 희망돼지 모금액 중 3억여원(7억5963만원―4억5000만원)이 ‘실종’된 셈이다. 민주당이 ‘깨끗한 정치자금’의 상징처럼 홍보해온 ‘희망돼지 모금액’조차 투명하게 회계 처리하지 않고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특히 계좌후원금 43억2069만원 중 30억원은 중소기업에서 낸 수천만∼1억원 단위의 뭉칫돈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이 돈조차 ‘소액다수의 국민 성금’으로 호도했다는 비판도 있다. 정치자금법상 100만원 이상의 후원금은 반드시 영수증처리를 해야 한다.
▽대선자금 모금 어쨌기에=지난해 대선 때 노무현 대통령으로 후보단일화가 된 11월 말 이후엔 후원금이 쇄도했고, 그 액수는 이 총장이 주장하는 기업 모금액 100억원을 웃돌 정도였다고 관련자들은 보고 있다.
선대위 핵심간부 출신인 모 의원은 “11월 말 5명의 핵심 의원이 대선자금 모금을 위해 10대 대기업을 나눠 맡았는데, 본격적인 모금 활동에 들어가기도 전에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거액의 후원금을 당으로 들고 왔더라”고 말했다.
정대철(鄭大哲) 대표의 한 지인은 “H기업에서 5억원을 받는 등 내가 걷은 돈만 17억원에 달한다”고 말했고, 노 대통령의 한 측근은 “대선 막판에 중견 기업 5곳에서 각각 1억∼2억원씩을 들고 나를 찾아 왔었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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