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어느 때인가. 엊그제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올해 안에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고 래리 닉시 미 의회조사국(CRS) 연구원도 “7∼10월이 위험한 시기”라고 진단하는 등 한반도 정세는 불안정한 국면이다. 이런 위험한 시기에 남북간에 우발적이라도 충돌이 일어나면 쉽게 파국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북한의 몇 안 남은 우방인 중국이 최근 다자회담 재개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것도 한반도에서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을 피해 보기 위해서가 아닌가.
그런 점에서 이번 총격은 불길한 조짐이 아닐 수 없다. 궁지에 몰린 북한이 오히려 위기를 고조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최근에도 미국과의 접촉에서 ‘폐연료봉 8000개 재처리 완료’와 ‘원자로 공사 재개’를 통보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제 그런 식의 행동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북한은 일차적으로 군사정전위에 신속하게 나와 사건 경위를 해명하고 공식 사과 및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 이는 남한과 국제사회의 여론을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북한이 해야 할 최소한의 조치다.
정부도 별도 채널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북한이 남측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도발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가 적당히 넘어가는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이 기회에 노무현 정부는 전임 김대중 정부와 다르다는 것을 북한에 분명하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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