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후 장관 후보자 5, 6명을 직접 청와대로 불러 개별 면담을 계속했고 대통령비서실의 인사위원회가 고심 끝에 올린 장관 내정자에 대해서도 두 차례나 재검토를 지시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은 인선과정에서 “농림부 장관감 구하는 게 총리감 구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실토했을 정도다.
23일 오전에는 민병채(閔丙采) 전 경기 양평군수가 사실상 내정됐으나 발표 직전 고건(高建) 국무총리가 “다시 논의해보자”고 노 대통령에게 건의해 발표가 보류됐고, 23일 오후 9시부터 11시50분까지 청와대 별관에서 고 총리와 대통령비서실 인사위원 8명이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청문회식 집단 인터뷰를 갖는 초유의 상황도 벌어졌다.
이같이 인선에 진통을 겪은 것은 도하개발어젠다(DDA)와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통상 현안에 대한 협상능력을 갖춘 적절한 인물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 민 전 군수가 막판에 탈락한 것도 민선군수 경력만으로는 대외협상을 주도하기에 다소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있었다는 후문이다. 집단 인터뷰 때에도 통상교섭본부의 도움을 받아 대외협상에 대한 식견을 집중적으로 확인했다.
허 신임 장관은 미국과 일본에서 객원교수를 하면서 농업분야의 해외 인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호남 몫 배려 등도 낙점에 상당한 요인이 됐다.
고 총리는 24일 오전 국무위원 임명 제청서를 노 대통령에게 전달, 헌정사상 처음으로 문서를 통해 제청권을 행사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허상만 새 농림장관 프로필▼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의원이던 98년 동향으로 의원 보좌관이던 서갑원(徐甲源) 대통령의전비서관의 소개로 노 대통령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노 대통령과 교분을 이어 왔고, 지난해 대선 때도 공식 직책은 맡지 않았지만 농업분야에서 많은 자문을 했다.
순천대 총장 재직 때는 교수 임용제도를 개혁했고, 정부 예산을 따내기 위해 수시로 상경해 국회의원들을 설득하는 등 추진력도 강하다. 지역 환경단체나 시민단체 활동에도 적극 참여해 왔다. 허경만(許京萬) 전 전남지사의 6촌동생.
△전남 순천(60세) △전남대 농대(농학박사) △순천대 농업과학연구소장 △순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미국 미주리대·코넬대 객원교수 △순천대 총장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