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확대 개편될 여의도연구소는 최병렬(崔秉烈) 대표의 친위부대 성격이 강한 ‘싱크탱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책 정당’을 표방해온 최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이강두(李康斗) 정책위의장 및 기존 여의도연구소 관계자들과 수시 접촉하며 기구개편 방향을 숙의했다. 당 지도부는 이달 말까지 조직정비를 마무리한다는 복안이다.
여의도연구소의 앞으로의 기능은 연구소 내 여론조사팀을 중심으로 당의 중장기 비전개발 및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데 맞춰져 있다. 정책 현안 대응에 일일이 매달려야 하는 정책위와 달리 ‘호흡이 긴’ 업무를 맡아야 한다는 것. 여의도연구소가 당의 총선 전략을 포함해 총선 공천의 밑그림을 그릴 것이란 얘기가 나도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의장은 10일 “연구원으로 박사 10여명을 채용하고 지원팀도 박사급으로 구성할 계획”이라며 “한 달에 적어도 3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6대 총선 당시 연구소장을 맡았던 윤여준(尹汝雋) 의원은 연구소 역할에 대해 “총선 전략 수립에 필수적인 역대 선거자료 분석은 물론 선거환경 및 지역구 분석 같은 다양한 과학적인 데이터를 심층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 대표 경선 때 최 대표의 ‘핵심 브레인’이었던 윤 의원은 이번에도 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있다.
당 안팎에서 연구소의 확대 개편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16대 총선과 지난해 대선 때 연구소가 보여준 ‘화려한 이력’ 때문이다.
2000년 총선 때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핵심 측근이었던 윤 의원이 사령탑을 맡은 연구소는 현역 보수 중진들을 대거 낙천시키는 ‘기획공천’을 주도한 산실이었다. 당시 연구소는 현역 의원 물갈이 여론을 지수화해 ‘현역 의원 교체지수’란 새로운 여론조사 기법까지 도입했다.
또 지난해 대선 때 유승민(劉承旼) 당시 소장은 연구소를 중심으로 10여개의 비공개 정책자문그룹을 총괄하며 이 전 후보의 핵심 싱크탱크 역할을 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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