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제기한 ‘사건’에서 국제대회를 중도에 포기해야 할 만한 타당성을 찾기는 어렵다. 북한은 “불순분자들이 응원단 숙소에 침입했다”고 주장했으나 철책과 3중초소가 설치되고 수많은 경찰이 지키고 있는 숙소에 ‘불청객’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은 북한측이 더 잘 알 것이다. 시민 3명이 잠시 가두방송을 하고 유인물을 돌린 행위를 대회 포기 명분으로 삼으려 했던 것도 납득할 수 없다.
북한의 유별난 행동은 트집을 잡기 위해 떼를 썼다는 인식만 줄 뿐이다. 걸핏하면 작은 불만을 과장해 스포츠 행사를 정치적 선전무대로 변질시키려는 북한의 행태는 용납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북한선수단과 응원단을 환대하고 있는 대구시민이 북한의 협박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일부 시민은 심지어 ‘갈 테면 가라’는 반응까지 보였다고 한다. 북한측의 거듭된 떼쓰기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북한이 다시 대회를 볼모로 삼는다면 수습이 힘들 것이다. 대회 개최국으로서, 같은 동포로서 북한에 베풀어야 할 아량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북한은 이제부터라도 남한체제와 국민에 대한 배려와 예우를 하기 바란다.
북한측에 계속 끌려 다니는 정부도 한심하다. 북한이 우리 정부를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면 이런 식으로 나오지는 못할 것이다. 북한은 우리측 일부 단체의 행위에 대해 ‘우려와 개탄’을 표시한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의 발언 등을 ‘사죄 의미가 명백한 남측 당국의 유감 표시’라고 해석했다. 북한측의 해석이 틀렸는가. 그렇다면 정부는 ‘정정요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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