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마련된 이날 모임에서 노 대통령은 “권력은 항상 투명해야 하고 법과 원칙대로 규제받아야 한다”며 “좋은 대통령으로 남기 위해서는 가까운 분들이 고생하기 마련이다. 항상 감시받아야 하고 자유가 없다”고 말했다. 취임 후 친인척들이 주변 사람들의 부탁과 언론보도 등에 시달린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노 대통령은 “대통령을 만들어놓고 이런저런 걱정이 많을 텐데, 잘 안 되는 것 같으면서도 한 고비 한 고비 넘어가는 것이 정치다. 잘 됐으면 하는 여러분의 소망이 이뤄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대통령이) 힘이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어렵지만 이 고비를 넘기면 성공할 것이다. 겸손하고 투명한 권력이 돼야 한다. 그래야 당당한 권력이 되고, 그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면서 “열심히 잘 할 테니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노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는 “고향 어른들을 이렇게 늦게 모셔서 죄송하다”면서 “청와대 생활이 아주 규칙적이고 단조롭다. 이제 익숙해지고 있지만 항상 긴장된 상태로 있다”고 털어 놓았다.
노 대통령의 고향 친구인 이재우(李在友) 진영농협 조합장 등 주민 대표 5명은 “수구초심(首丘初心)을 잊지 말라”, “퇴임 후 고향에서 손을 잡을 수 있는 대통령이 돼 달라”,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될 수 있도록 소신껏 잘해 달라”고 격려했다.
이날 행사에는 노 대통령의 형 건평(健平)씨 부부도 주민들과 함께 상경해 참석했으나 헤드테이블이 아닌 다른 자리에 따로 앉았다.
주민들은 청와대 연무관에서 뷔페식으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노 대통령 부부와 기념촬영을 한 뒤 1시간가량 청와대 경내를 구경했다. 이들은 청와대 방문을 위해 1인당 2만원씩 갹출해 관광버스 대절 비용 등을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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