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님 품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습네다"

  • 입력 2003년 9월 1일 16시 50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 참가했던 북측 응원단에 대한 환송행사가 1일 정오 숙소로 이용한 경북 칠곡 대구은행 연수원 잔디마당에서 열렸다.

조해녕(曺海寧) U-대회 조직위원장(대구시장) 주최로 열린 환송식에는 북측 응원단 306명과 북측 서포터즈 120명 등 580여명이 참석했다.

조 시장은 환송사를 통해 "사람은 만나면 언젠가 헤어지고 헤어지면 언젠가 다시 만난다는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는 말이 있다"며 "대구를 잊지 마시고 가까운 장래에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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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일남 북측 응원단장은 "일부 보수세력의 난동도 민족이 하나되는 대세를 거역할 수 없었다"며 "공동 응원의 함성에서 우리 민족이 하나라는 것을 느꼈으며 통일 열망이 있는 한 우리의 만남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고기 복음밥과 명란젓 등으로 점심 식사를 한 북측 응원단원들은 구내 식당 입구에 대구시가 마련한 대형 메모지에 '북과 남이 힘을 합쳐 조국을 통일하자' '민족 언어 피줄이 같은 우리 민족 꼭 통일합시다' '헤어지더라도 통일된 조국에서 꼭 다시 만나자' '우리는 헤어져서 살 수 없는 하나의 민족' 같은 말을 적었다. 리일남 단장은 "우리 모두 통일된 조국에서 부끄럼 없이 삽시다"고 썼다.

북측 응원단원들은 12박 13일 동안 음식을 만들어준 삼성 에버랜드 식당운영팀원들과 손을 잡으며 '잘먹었다'는 인사를 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 곳에 더 머물고 싶으냐"는 기자의 물음에 대부분의 응원단원들은 "장군님의 품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습네다"고 답했다.

대회 기간 내내 북한팀을 응원했던 북한 서포터즈 응원단장 박노덕씨(42)는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의 고향이 금강산 부근이라 북한팀에 대한 애정이 더했다"며 "함께 응원했던 북측 응원단과 헤어지니 서운함이 앞선다"고 말했다. 한 대구시 관계자는 "북한 선수와 응원단이 머무는 동안 너무 신경을 써 아쉬움보다는 후련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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