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6시 방송된 ‘슈퍼TV…’는 신설 코너 ‘국민의식조사-릴레이 만장일치’를 통해 시민들에게 ‘경제하면 생각나는 대통령’을 물었다. ‘생생한 국민의식 조사’란 슬로건을 내건 이 코너는 한 차례의 시도(200초)에서 10명에게 연속해 같은 응답을 얻어야 성공하는 방식.
이날 설문이 처음 진행된 곳은 부산 해운대였다. 1, 2차 시도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란 응답이 주로 나왔으나, 10회 연속으로 같은 응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제작진은 ‘비가 와서 조사 대상이 거의 없다’며 현장카메라를 서울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로 옮겼다. 이 곳에서 진행된 4차부터 마지막 10차까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다섯번 나온 6차를 제외하고 4차, 5차, 7차, 10차에서 노 대통령이란 응답이 각각 2회, 4회, 2회, 8회 잇따라 나왔다. 8차와 9차는 보여주지 않았다.
특히 5차와 7차 시도에서 첫 응답자가 ‘노무현’이라고 응답하자 화면에는 ‘조사 대상을 젊은층으로’라는 자막이 뜨는 등 젊은층에게 집중적으로 물어볼 것임을 시사해 여론몰이의 인상을 풍겼다. 실제 이 곳에서 응답자들은 10, 20대이거나 어린 아이와 함께 온 부부 등 젊은층에 집중됐다.
마지막 10차에서 MC 강병규는 다섯 번째 나온 남성이 ‘노무현 대통령’이라고 이전과 같은 대답을 하자 껴안기도 했다. 그러나 아홉 번째의 응답자가 머뭇거려 시간 초과로 실패하자 무릎을 꿇으며 안타까워했다. 프로그램 말미에는 ‘현장 집계’라며 노 대통령이 1위(17표), 박정희 전 대통령이 2위(16표) 등으로 나타난 조사 결과를 막대그래프로 보여줬다.
이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나라 경제가 어려우니까 현 대통령을 비아냥거리려는 뜻인가, 아니면 노 대통령이 경제를 훌륭히 이끈다고 시청자 교육을 시키는 것인가”(kisszang) 등 시청자 비판들이 올라왔다.
김시규 PD는 “젊은층이 많은 곳에서 조사하다 보니 노대통령이 많이 나온 것 같다"면서 "경제를 일으킨 대통령인지 악화시킨 대통령인지 질문의 뜻이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있어 앞으로 질문의 구체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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