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했던 북측 응원단원 206명은 1일 정오 경북 칠곡군 대구은행 연수원 잔디마당에서 북측 서포터스 등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진 환송행사를 마친 뒤 이렇게 말하며 북한으로 돌아갔다.
북측 응원단원들은 숙소인 연수원에서 12박13일 동안 음식을 만들어준 삼성 에버랜드 식당 운영팀원들의 손을 잡으며 “잘 먹었다”고 인사를 나눴다. 일부 응원단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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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선수단장 귀환성명 |
대구시가 구내식당 입구에 마련한 대형 메모지에는 통일 염원이 가득 찼다.
응원단은 ‘북과 남이 힘을 합쳐 조국을 통일하자’ ‘민족 언어 핏줄이 같은 우리 민족 꼭 통일합시다’ ‘헤어지더라도 통일된 조국에서 꼭 다시 만나자’ ‘우리는 헤어져서 살 수 없는 하나의 민족’ 등의 문구를 적었다. 이일남 북측 응원단장은 ‘우리 모두 통일된 조국에서 부끄럼 없이 삽시다’고 썼다.
하지만 이들은 “이곳에 더 머물고 싶냐”는 질문에 대부분이 “장군님의 품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습네다”라고 대답했다.
북한팀을 응원했던 북한 서포터스 응원단장 박노덕씨(42)는 “지난해 돌아가신 어머니의 고향이 금강산 부근이라 북한팀에 더욱 애정이 갔다”면서 “북측 응원단과 헤어지려니 서운함이 앞선다”고 말했다.
북측 응원단과 함께 생활했던 한 관계자는 “응원단이 겉으로는 자유로워 보이지만 어딘가 생각의 폭이 좁고 획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북한선수와 응원단이 머무는 동안 너무 신경을 써 이제야 후련한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해녕(曺海寧·대구시장) U대회 조직위원장은 환송사를 통해 “사람은 만나면 언젠가 헤어지고 헤어지면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서 “대구를 잊지 마시고 가까운 장래에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이일남 북한 응원단장은 “일부 보수세력의 난동도 민족이 하나 되는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다”며 “공동 응원의 함성에서 우리 민족이 하나라는 것을 느꼈으며 통일 열망이 있는 한 우리의 만남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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