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金행자 해임안 납득못해” 野 “포섭지시 의회정치 도전”

  • 입력 2003년 9월 2일 18시 21분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의 해임건의안 국회 표결을 하루 앞두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2일 해임안 처리의 부당성을 공격하고 나서자 한나라당이 ‘정당정치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반발해 정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3일 가결될 경우 노 대통령은 이를 거부할 것으로 보여 표결 결과에 따라 정국이 급랭할 전망이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에 대해 “국회가 그야말로 국민을 위해 국회의 권능을 행사하는지, 아니면 정부를 흔들기 위해 집단 편짜기를 할지 국민이 지켜볼 것이다”면서 “나는 무엇이 해임 건의 사유인지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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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은 이어 “3일 표결 결과를 놓고 의원들의 소신이나 양심에 관해 국민이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의 위신을 존중해서 국무위원 여러분이 의원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해 달라”며 “표결 결과를 보고 처리 문제를 다시 상의하자”고 말했다.

민주당도 이날 정대철(鄭大哲) 대표 주재로 긴급 고위당직자회의를 소집해 한나라당의 해임안 단독 처리 대책을 논의했으나 물리적 저지는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정 대표는 “한나라당의 해임안은 명분이 약하다”며 “한나라당은 국정 발목잡기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노 대통령이 어제(1일) 공개적으로 야당 의원에 대한 로비 포섭 공작 지시를 내렸다. 이는 의회 정당정치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절대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총무는 또 “국회를 통과한 해임건의안을 거부한다면 헌정질서 유린으로 간주,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날 본회의 재개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으며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본회의 진행을 예정대로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해임건의안 표결은 3일 오후 2시 본회의에서 실시된다.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은 이날 한나라당 민주당 양당 총무간 회담이 결렬되자 “3일 본회의에 의원 과반이 출석하면 국회법에 따라 의장이 사회를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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