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40회 방송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절제되지 않은 권력은 또 다른 갈등과 문제를 야기한다. 언론이 권력으로서 혹시라도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절제를 당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개인이나 집단이 내부적 장치로 견제 받지 않으면 안 되고, 외부의 견제도 필요하다”며 “시청자, 독자의 견제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아직까지 시청자는 조직돼 있지 않고 언론이 주는 정보를 수용하는 경향이 있어 잘 조직되기 어려운 만큼 (언론 스스로의) 절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 대통령은 “언론의 사명은 비판이지만, 잘하라는 비판이었으면 좋겠다”며 “때때로 대통령인 나도 비판을 받지만 그 비판이 감정적 공격이거나, 아예 일을 못하게 하는 비판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날이 잘 선 칼을 지닌 사람은 칼을 쓸 때 조심해야 한다. 사실에 근거해야 하고 냉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에 대해 여러 방향에서 비판을 하니 풀이 죽어 있었다. 가끔 방송도 대통령을 박살내 억울하다. 모른 체해 주면 좋은데 꼭 집어서 (보도해) 야속하다”고 말했다.
방송과 권력의 관계에 대해 노 대통령은 “지난날 적절하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면서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서로 협력, 견제하는 관계로 잘 발전해야 한다. 방송사에 전화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앞으로도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또 “취임 직후 KBS 개국 기념식에서 ‘방송이 없었으면 어떻게 대통령이 됐겠느냐’고 말한 것을 어느 신문에서 ‘방송의 편파보도 때문에 대통령에 당선된 것 아니냐’고 보도해 난처했다”면서 “방송이 편파보도를 하지 않았고, 그 편파보도를 통해 당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드린다. 마음이 상했다면 오늘로 씻어 달라”고 해명했다.
그는 ‘일요스페셜’ ‘다모(茶母)’ ‘백만불 미스터리’ ‘야인시대’ 등의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면서 “(나는) 방송을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이다. 잘 부탁한다”고 말한 뒤 “앞으로 5년 동안 5000억원을 투자해 방송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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