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김홍신의원의 외로운 선택

  • 입력 2003년 9월 3일 15시 52분


3일 오전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김홍신(金洪信) 의원이 만나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담느라 각 언론사의 카메라 플래시가 일시에 터졌다.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기로 당론이 정해졌으니 따르는 게 어떻겠습니까." (최 대표)

"…." (김 의원·미소 짓는 얼굴로)

김 의원은 지난 주말 한나라당 의원 149명 가운데 유일하게 해임건의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는 의사를 당 지도부에 전달한 인물.

의원총회 시작 직후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가 "각 의원에게 확인한 결과 149명 중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찬성하기로 했다"고 밝히자 여러 의원들이 김 의원에게 "탈당해", "왜 남아있는 거야"라며 야유를 했다. 김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해임건의를 할 명분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찬성표를 던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아침 한나라당 주요 당직자 회의에서는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라고 할지라도 당 소속 의원으로서 당론과 다른 개인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김 의원은 신당 참여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도 7월초 이부영(李富榮) 의원 등 개혁파 의원 5인방이 탈당할 때 합류하지 않고 당에 잔류해 안팎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탈당을 하면 의원직을 잃는 전국구 출신이기 때문에 탈당을 망설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날 거취 문제를 묻는 질문에 "내 거취는 해임건의안 반대와 무관하다. 아직 말할 때가 아니다"고 답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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