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이 정국의 ‘핫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김 장관과 같은 지역구(경남 남해) 출신인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전 대표가 ‘엉뚱한 설화’로 구설수에 올랐다.
박 전 대표가 지난달 31일 최병렬(崔秉烈) 대표 및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와 함께 골프를 치다가 김 장관 해임건의안이 화제에 오르자 “우리도 다 같은 촌놈들 아니냐. 그 촌놈 이장하다가 천신만고 끝에 장관이 됐는데 봐줘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이 화근이 됐다.
이날 발언 가운데 ‘그 촌놈 이장하다…, 동네 이장하다 천신만고 끝에…’라는 부분만 방송에 나가자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됐다. 특히 전국 이·통장연합회는 2일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저질적인 이장 비하발언으로 ‘이장 출신이 장관을 하고 있다’고 비난한 것에 분노한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고 나섰다.
박 전 대표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내가 말한 내용이 전부 방송에 나갔다면 오해가 없었을 텐데…. 토막토막 단어만 나열돼 나가니 이런 오해가 생긴 것 같아요. 천신만고 끝에 장관이 된 김 장관을 봐주자는 취지의 발언인데 와전돼 마음고생이 심합니다.”
박 전 대표는 문제의 발언을 한 날 점심에도 최 대표에게 “천신만고 끝에 장관이 됐는데 사정을 봐 달라”고 수차례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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