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반에 시작돼 8시45분에 끝난 이날 회동에서 이들은 ‘상생(相生)의 정치’를 위해 자주 만나자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문제에 대해서는 인식차를 좁히지 못했다.
▽최병렬 대표=그동안 원내 1당 대표와 대통령이 만나지 못한 것부터가 정치가 비정상적이라는 증거다.
▽노무현 대통령=취임 전에도 야당을 찾아갔고 양당 총무도 만났고, 취임 후에도 3당 대표들을 만났는데 야당이 경선에 들어가서 기회를 못 잡았다. (농담조로) 최 대표가 당선된 이후에는 대정부 공세가 심해서 차마 입을 뗄 수가 없었다.
▽최 대표=지금부터 21세기 성장인자를 찾아야 한다. 대통령 직속으로 21세기 국가전략산업특위를 구성하자.
▽노 대통령=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과 관련해서 6개 부처가 협의해서 추진하고 있는데, 도와주신다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김종필 총재=기구를 만드는 것은 좋은데, 이미 추진하고 있다면 옥상옥이 돼서는 안 된다.
▽정대철 대표=(민주당 신주류의 신당추진과 관련) 야속할 지경이다. (대통령이) 정말 도와줬으면 좋겠다.(다들 웃음)
▽최 대표=언론사와 김문수 의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대통령은 나라의 어른이다. 어른답게 행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
▽노 대통령=언제 어른 대접 해주셨느냐. 언론도 잘못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 논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최 대표=한총련 사태는 유감이다. 더 이상 반미운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
▽노 대통령=공감한다. (김두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을 지칭해) 어제 너무 어려운 숙제를 던져줬다.
▽최 대표=국회에서 표결이 끝난 뒤 김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더불어 싸우겠다고 했다. 이런 방자한 태도에 할 말이 없다. 대통령이 똑바로 해야 한다. 아침 신문에 났는데, 법률학자의 의견을 경청하기 바란다.
▽노 대통령=헌법재판소의 최종판단을 받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다들 웃음)
▽박관용 의장=과거에 영수회담이나 여야대표 회담을 하면 한두 번 만난 후에는 깨지고 마는데 그래도 만나는 게 좋다. 이런 만남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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