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은 3일 자신에 대한 해임 건의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직후부터 연일 한나라당을 향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김 장관은 4일 한나라당을 ‘미국의 눈치만 보는 사대주의 정당’이라고 맹공한데 이어 5일에도 행자부 월례조회에서 “9월 3일은 대의민주주의를 남용한 치욕적인 날로 한국 정치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사의 표명을 곧바로 하지 않은 것은 다수당의 횡포에 굴복하지 않고 거대 야당의 (잘못된) 행태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면서 “과거 독재 정권부터 기득권을 지켜온 사람들, 새 시대에 맞지 않는 정치인들은 국민을 그만 괴롭히고 퇴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6, 7일 방송 프로그램 3개에 출연할 계획이어서 한나라당을 겨냥한 그의 비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의 한 관계자는 “김 장관이 전과 달리 방송의 인터뷰 및 출연 요청을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 나름대로 생각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행자부 내부에서는 ‘김 장관이 대통령의 뜻에 관계없이 장관직을 그만두기로 결심을 굳힌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회의 국정감사와 예산 심의를 코앞에 둔 부처의 책임자가 하는 언행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월례조회의 한 참석자는 “김 장관이 해임 건의안을 언급하면서 비장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김 장관의 언행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적잖다. 한 서기관은 “장관은 가면 그만이지만 남아 있는 직원들의 입장도 생각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장관이 마치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듯한 분위기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기자에게 “4일 청와대측이 ‘대통령이 5자회담을 마치고 국민의 여론을 청취한 뒤 해임 건의안 수용 여부를 결정할 테니 그때까지 업무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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