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고검장, 盧대통령 '광양발언' 비판

  • 입력 2003년 9월 5일 22시 17분


현직 고검장이 ‘검찰의 막강한 권력이 누구의 감독도 받지 않는 것을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지난달 27일 ‘광양 발언’을 정면 반박하는 글을 검찰 내부 게시판에 올린 사실이 5일 뒤늦게 밝혀졌다.

이범관(李範觀·사시 14회·사진) 광주고검장은 3일 오전 검찰 내부 게시판인 ‘이프로스’에 올린 ‘검찰 중립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라는 글에서 “전직 대통령의 아들도 별것 아닌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대통령의 언급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고검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검찰이) 공정한 수사는 물론 의식 혁신과 제도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대통령의 발언은 30여년 공직생활을 한 나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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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검찰의 중립이 보장되지 않는 주된 원인은 정권에 있다”며 “정치권은 말로는 검찰 중립과 수사 독자성을 보장하겠다면서 또 다른 행태로 검찰 중립을 저해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고검장은 이어 “이런 점에서 대통령의 시각은 검찰에 대한 걱정이라기보다는 간섭이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대통령은 검찰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권이 깨끗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정부 시절 대통령민정비서관과 서울지검장 등을 지냈던 이 고검장은 지난해 8월 서울지검장에서 광주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이범관 고검장 노대통령 비판 전문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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