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국의 적극적인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버리지 않고 핵개발 노력을 계속할 경우 후진타오(胡錦濤) 지도부는 북-미 양국에 대한 동시 설득 및 압박 전략을 버리고 미국과 공조,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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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워싱턴의 한 중국 전문가는 7일 최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홍콩 언론의 ‘중국, 북한 접경에 군병력 15만명 투입’ 보도 등을 예로 들며 “중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군사력 투입 및 한반도 전쟁설을 홍콩 언론에 흘려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올 3월 공산당 중앙위 산하에 북핵 문제만을 전담하는 영도소조(領導小組·최고정책관장기구)를 결성해 운영 중인 사실을 전하면서 “후진타오 당 총서기가 이 소조를 직접 챙기면서 여러 가지 상황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 정부도 각종 채널을 통해 북측에 ‘중국마저 중재노력을 포기하면 최악의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히라이와 온지(平岩俊司) 일본 시즈오카 현립대 교수는 “중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는 등 ‘넘지 못할 선’을 넘을 경우 ‘내 역할은 끝났다’고 선언하고 발을 빼는 식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데이비드 샘보 조지 워싱턴대 중국연구소장 겸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자동 군사개입 의무화 조항을 포함한 ‘북-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 조약’은 이미 실효성을 상실했다”면서 “최악의 경우 북한이 외부에서 군사 공격을 받아도 중국은 북한 보호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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