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에 사상 첫 상품수출…올초 의류 11만8000달러 어치

북한이 작년 말과 올해 초 미국에 여성용 의류 11만8000달러어치를 수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이 미국에 상업베이스로 상품을 수출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7일 KOTRA는 미국이 올해 초 북한에서 여성의류 5만9000달러(약 7000만원)어치를 수입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작년 12월에도 북한에서 여성의류 5만9000달러어치를 들여가 모두 11만8000달러어치를 수입했다.

이번 미국의 북한산(産) 의류 수입은 뉴욕에 살고 있는 한국인 사업가인 스티브 박(56)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2002년 미국 정부로부터 북한산 여성의류 수입 승인을 획득해 6만3000달러 상당의 블라우스를 수입, 미국 내 430개 체인점을 두고 있는 ‘JC페니 백화점’에서 판매 중이라고 전해졌다.

박씨는 또 미국 정부에 북한산 소주를 수입하겠다고 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91년 미국에 니트의류 1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하지만 금액이 적고 일회성으로 그쳐 상업적 수출로 보기 어렵다. 또 1999∼2001년에 변압기 서적 예술품 세라믹축전기 등이 미국으로 수출됐지만 모두 테스트 및 연구용이다.

KOTRA 북한팀 김삼식 과장은 “북한 소비재에 대한 미 정부의 승인은 2000년 6월 발효된 2차 대북 경제 제재 완화조치가 실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여성의류 수출은 북한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기업에 긍정적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업계가 대북 진출을 꺼린 요인 중 하나가 북한산 의류를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 수출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 섬유의류는 북한 진출의 최우선 분야로 올 1월 말 현재 개성공단 입주를 신청한 912개 기업 중 의류업종 기업이 378개사(41%)나 됐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과 같은 비(非)시장경제국에 대해 35∼90%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등 걸림돌도 없지 않다. 이는 일반 관세율(4.4∼32%)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