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中 ‘이상한 혈맹’]中, 北核문제 전담 극비조직 가동

  • 입력 2003년 9월 7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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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3월 초 북한 핵 문제만을 전담하는 영도소조(領導小組)를 극비리에 결성,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도소조란 당과 정부 및 전국인민대표회의 핵심인사들로 구성된 공산당 중앙위원회 산하 최고 정책관장기구.

중국은 분야별로 여러 개의 영도소조를 두고 있으나 외교 분야에서는 △대만 전담 △외사 공작 △안보 문제를 다루는 3개의 소조만을 운영해 왔다. 북핵 문제를 전담하는 별도의 영도소조가 만들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정불간섭 원칙에 따라 주변국들의 정세에 관조적인 입장을 취해 온 중국 외교사에서 이는 ‘작은 혁명’으로 불릴 만큼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외교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 핵 전담 영도소조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가 직접 이끌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이 모임이 결성된 직후 중국 내 한반도 전문가 및 학자들을 베이징으로 불러 조언을 들었다는 후문이다.

중국은 또 과거보다 많은 외교 인사 및 정보요원 등을 평양으로 파견,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한의 동태를 살펴 보고토록 하고 있다고 한다. 첸치천(錢其琛) 전 부총리가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난 것도 북한 핵 영도소조가 만들어진 직후인 3월 8일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 전문가는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4월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소조 멤버들이 조 위원장과 차례로 접촉, 위기 해결을 촉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 칼럼니스트로 중국 상황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CNN의 윌리 림 중국분석가도 최근 칼럼을 통해 “이 같은 조치는 중국이 자국의 문전에 (북한으로 인한) 외교 군사적 재난이 닥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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