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만 접근할 수 있는 검찰 내부통신망에 검찰업무를 담당하는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글이 게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법무부는 이날 “문 수석이 7일 ‘검사들에게 대통령의 뜻을 정확히 전달하고 싶다’며 글을 팩스로 보내와 장관 결재 등을 거쳐 민정수석실과의 업무연락을 담당하는 최재경(崔在卿) 검찰2과장의 명의로 통신망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문 수석은 이 글에서 “노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전남 광양에서)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별것 아닌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한 사실이 없으며 당시 대통령의 말 속에는 검찰에 대한 비난이 전혀 담겨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부분에 대한 (대통령의) 정확한 말씀 내용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이 재임 중에 검찰 수사에 의해 처벌받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도 요즘 터져 나오는 큰일들에 비하면 어찌 보면 별것 아니라고도 할 만한 일로 재임 중에 검찰 조사를 받았던 것이 현실이다’는 것”이라고 발언 내용을 상세히 소개했다.
그는 이어 “이는 대통령이 검찰을 장악하고자 해도 아들들에 대한 수사조차 막을 수 없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고, 권력의 필요에 따라 검찰을 장악하려 들면 결국은 그 화가 부메랑이 돼 대통령에게 돌아오게 된다는 냉철한 현식인식을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고검장은 노 대통령의 ‘광양 발언’에 대해 “전직 대통령의 아들도 별것 아닌 문제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대통령의 언급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다”며 정면으로 반박하는 글을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려 파장이 일었다. 한편 청와대와 이 고검장간의 사이버 공방에 대해 일선 검사들은 입장 표명을 자제하면서도 “있을 수 있는 일이만 양측이 자제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청와대 “오해 풀기위해 썼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해명 글에 대해 “(검찰이) 오해를 풀라는 취지로 쓴 글”이라면서 “검찰에 전달할 방법이 없어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에게 6, 7일경 부탁해서 강 장관이 최재경 법무부 검찰2과장을 통해 올렸다”고 밝혔다. 윤 대변인은 “문 수석비서관은 글 서두에 본인이 쓴 글이라는 것을 명기했다고 밝혔다”면서 “그런데 실무과정에서 그 부분이 빠졌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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