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앉으나 서나 김두관”…“총선대비 몸값 높인후에 해임”

  • 입력 2003년 9월 8일 18시 43분


‘김두관의 몸값을 높여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7일 기자간담회에서 “키워줄 수 있으면 최대한 키워주고 싶다”며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을 공개적으로 두둔하고 나서자 청와대 안팎에서 김 장관의 ‘몸값 올리기’가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 대통령의 한 386 핵심참모는 8일 “김 장관을 해임하더라도 몸값을 엄청나게 높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노 대통령의 표현대로 ‘코리안 드림’의 상징적 인물인 김 장관에게 ‘정치적인 자산’을 가득 안겨주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 같다”고 밝혔다.

청와대 내에서는 노 대통령이 김 장관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더라도 호락호락 받아들이지는 않겠다”며 “그야말로 국정이 시끄럽게 될 때 (해임 여부를) 고려하겠다”고 발언한 대목을 주목하고 있다.

내년 총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김 장관을 해임할 경우 국민적인 논란이 정점에 이르는 시기를 택함으로써 김 장관의 정치적 입지를 최대한 강화시켜 주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것이다.

청와대의 다른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예고 없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 장관의 거취 문제를 꺼낸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노 대통령이 김 장관을 공개적으로 만나 해임건의안을 놓고 고심하는 장면을 부각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청와대 자체 여론조사 결과 등을 통해 김 장관의 해임건의안이 부당하다는 논리를 부각시키면서 김 장관에 대한 ‘동정론’을 유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미 한 차례 ‘지원사격’에 나선 이장통장협의회의 추가 대응도 눈여겨 볼 대목이라는 게 참모들의 전언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다만 김 장관을 해임할 경우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수용하는 방법을 택할지, 아니면 대통령의 정치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김 장관이 자진사퇴하는 형식을 취할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386 참모는 “김 장관은 원래 총선 ‘출마 카드용’이 아니었지만 거대 야당의 표적이 된 만큼 해임하더라도 효과를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데 참모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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