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긴급 의원총회]“해임안 수용안하면 장외투쟁”

  • 입력 2003년 9월 8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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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 수용 연기를 논의하기 위해 8일 열린 한나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최병렬 대표(가운데)가 심각한 표정으로 소장파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서영수기자
노무현 대통령의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건의안 수용 연기를 논의하기 위해 8일 열린 한나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 최병렬 대표(가운데)가 심각한 표정으로 소장파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서영수기자
8일 한나라당의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김두관(金斗官) 장관 해임건의안 수용 유보 결정에 대해 노 대통령과의 정면 대결을 주문하는 강경 발언이 쏟아졌다.

홍사덕(洪思德) 원내총무는 총회를 시작하면서 “노 대통령을 상대로 뭔가 묻고 따질 상황이 됐다”며 “국정감사에서 노 대통령의 친인척 등 비리 의혹 관련자 전원을 증인으로 신청해 (의혹을)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말만 있으면 저쪽(노 대통령측)에서 사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싸우겠다는 내용이 나와야 한다”며 의원들의 ‘전의(戰意)’에 불을 지폈다.

이에 안택수(安澤秀) 의원은 “지금은 노 대통령과 정면대결하는 상황”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노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이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의원은 또 “어차피 내년 총선 이전에 사생결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드시 오게 돼 있다”며 “해임건의안이 수용 안 되면 19일 또는 20일 국정감사 직전에 장외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종희(朴鍾熙) 의원은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뒤 김 장관이 보인 태도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해임건의안 통과가 타당했다고 판단한다”며 “노 대통령도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와 이후 이어질 국정감사에서 청와대와 신당 추진 세력을 포함한 여당의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심재철(沈在哲) 의원은 노 대통령의 해임건의안 수용 유보 결정을 ‘헌법유린’, ‘국회무시’, ‘국민능멸’이라고 규정한 뒤 “해임건의안 수용의 타당성을 설명하는 특별당보를 만들어 추석에 귀향하는 국민들에게 배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의 말을 받아 홍 총무는 회의 말미에 “원내외 투쟁이 불가피해졌다. 앞으로 주말에는 장외투쟁을 하겠다”며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일 방침을 공개했다.

한편 한나라당 지도부는 ‘물갈이론’ 등에 따른 당내 이견 표출이 ‘적전분열(敵前分裂)’로 비칠 수 있다면서 당내 단합을 촉구하는 양면작전(兩面作戰)을 펼쳤다.

최 대표는 총회 첫머리에서 “당에서 총선과 관련해 (물갈이론 등) 여러 의견이 나오고 있는데 대여투쟁의 힘이 약화될 우려가 있으니 더 이상 얘기하지 말라”며 “(내 말을)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5, 6공 출신 의원 용퇴론’을 제기했던 오세훈(吳世勳) 의원은 총회가 끝난 뒤 “대여투쟁에 적극 참여하면서 동시에 용퇴론 주장도 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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