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에 6자회담 개최 부탁했었다”

  • 입력 2003년 9월 9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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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6자회담이 열리기 한 달 전인 7월 말 러시아 정부에 회담 개최를 부탁했지만 러시아는 중-러 관계 손상을 우려해 거절했다고 일본 산케이신문이 9일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나중에 이 사실을 러시아로부터 전해들은 중국은 북한의 태도에 매우 불쾌해 했으며 이는 베이징에서의 첫 번째 6자회담 후 참가국들이 차기 회담장소를 정하지 못한 이유 중의 하나가 됐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의 외교소식통은 북한이 러시아에 회담 참가와 개최를 제의한 것은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 외에도 중국이 다자회담으로 북한을 포위해 핵 포기를 압박하는 미국의 전략에 동조하고 있는 데 대한 반발의 성격이 있다고 풀이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의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7월 하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러시아의 회담 참석을 제의해 동의를 받았다. 회담은 이로써 6자 형식이 됐다. 또 김 위원장은 러시아가 회담 개최국이 되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중국이 평화적 해결을 위해 애쓰고 있는 만큼 회담은 베이징에서 열리는 게 당연하다”며 “러시아가 회담을 개최해 중국과의 관계를 해칠 수 없다”면서 제의를 거부했다는 것.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 시기는 중국이 미국 정부의 의향을 받아들여 3자회담 멤버에 한국과 일본을 추가해 5자회담으로 하자고 북한측에 촉구한 직후로 알려졌다.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부부장의 러시아 방문 중 북한의 이 같은 제의 사실을 알게 된 중국은 베이징 개최에 신중한 자세로 돌아섰으며 8월 초 북한이 베이징 개최에 동의한다는 뜻을 표명하기 전까지 회담장소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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