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9·9절에 앞서 국내외 일부 언론이 보도했던 것처럼 북한이 사거리 4000km 안팎의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공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은 없었다.
이에 대해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예상보다 차분하게 행사를 진행한 것은 모처럼 형성된 대화 분위기를 깨지 않고, 당분간 대화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의 우회적 표현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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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러에 6자회담 개최 부탁했었다” |
○…김 위원장의 입장과 함께 시작된 이날 행사엔 3일 개편된 지도부의 핵심인사가 전면에 나섰다.
조명록(趙明祿) 총정치국장, 김영춘(金英春) 총참모장, 김일철(金鎰喆) 인민무력부장 등 가슴에 훈장을 20여개씩 달고 나타난 군 간부들과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박봉주(朴鳳柱) 내각 총리, 연형묵(延亨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주석단에 나왔다.
김 총참모장은 연설에서 “우리는 (북한은)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자주권 수호 및 정당방위 수단으로써 핵 억지력을 강화하겠다”며 ‘핵 억지력’ 문제를 다시 언급했다.
평양에서 취재한 외신은 2만명의 북한 군인들이 기관총, 총검을 꽂은 소총, 유탄발사기 등 소형 화기만을 들고 행진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텔레비전 등 북한의 방송매체는 이날 오후 일제히 행사장면을 녹화 또는 녹음을 통해 방송했다.
평양 시내 주요 극장에서 경축 음악무용종합공연, 경축음악회 등 다양한 공연을 벌였다. 또 만경대 문수 개성청년공원 유희장(놀이공원) 등의 개장시간을 평소보다 연장해 운영하는 등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고 외신은 전했다.
○…당초 관측과 달리 북한이 이날 행사에서 미사일 탱크를 동원한 대규모 퍼레이드를 생략하자 정부 당국자들은 일단 안도하며 ‘2차 6자회담’에 기대를 거는 표정이었다.
정부는 또 북한 핵에 대한 언급도 “핵무기를 가질 권리가 있다”는 표현에 그친 점에도 고무된 분위기였다.
지난달 말 베이징 6자회담 기간 중 회담장 주변에선 ‘북한이 9·9절 행사에서 핵무기 보유선언이 나올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 주를 지나는 동안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2차 6자회담을 추진하는 5개국의 움직임이 다음주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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