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둔 민주-한나라 '집안싸움' 가열]'배신자 논쟁'

  • 입력 2003년 9월 9일 16시 33분


민주당 신당파와 잔류파는 추석 연휴 전날인 9일에도 신당 출범을 둘러싸고 논리적 공방을 벌이며 여론몰이에 나섰다.

▽배신이냐 변절이냐=대선 때 노무현(盧武鉉) 후보를 지지했던 이른바 ‘친노(親盧)’ 세력 내부도 양 진영으로 갈라져 서로 “초심으로 돌아가라”며 치열한 논전을 벌이고 있다.

신당 추진을 ‘분열주의’ ‘배신행위’라고 비판하고 있는 조순형(趙舜衡)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지난해 대선 직후 ‘민주당의 발전적 해체’를 주장한 23인 서명파의 핵심 인물. 신당파측은 이를 근거로 조 의원과 추 의원이 ‘변절’했다고 역공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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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鄭東泳) 의원은 9일 두 의원을 향해 “개혁정치의 깃발을 들었던 분들이 왜 입장을 바꿨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며 ‘초심론’을 제기했고 천정배(千正培) 의원은 “정치개혁과 국민통합이란 국민의 대의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이 배신자다. 조 의원과 추 의원이 표변한 것이다”고 몰아붙였다.

조 의원과 추 의원의 반박도 거세다. 추 의원은 “그때(서명 당시)의 초심은 ‘민주당 정신을 강고히 하면서 민주개혁 세력의 외연을 확대하자’는 것이지 ‘노무현당’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신당파야말로 초심으로 돌아가라”며 신당파를 공격했다. 조 의원도 “신당은 때를 놓쳤다. 지금은 당내 개혁을 하면서 여당으로서의 제 역할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고 반박했다.

▽추석 특수를 잡아라=신당파와 당 잔류파는 이날 오전 각각 국회 귀빈식당과 여의도 맨하탄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추석연휴 기간 중 신당 문제에 대한 여론 확보 대책을 논의했다.

신당파는 신당의 명분을 알리는 홍보책자를 소속 의원과 원외지구당위원장, 지지자들에게 대량 배포해 집중 홍보전을 펼친다는 계획. 또 관망파 의원들을 설득해 추석 연휴 직후 ‘세몰이’를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김성호(金成鎬) 의원은 “수도권은 결국 바람으로 선거를 치르는 곳이고 추석연휴를 전후해 신당바람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앞으로 중부권으로, 호남으로 열기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 잔류파도 추석연휴 기간 중 당원간담회 등을 통해 ‘신당=노무현당=배신자’ 논리 확산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한편 강운태(姜雲太)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6일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게 전화를 걸어 ‘분당을 막기 위해 노 대통령과의 면담을 주선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유 수석이 ‘노 대통령은 5월 이후 당내인사를 만나지 않고 있다’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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