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6공 인사 배제론’을 제기한 오세훈(吳世勳) 의원은 9일 보수파 중진인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5, 6공 당시 역할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한 발언을 정면으로 공박했다.
전날 심재철(沈在哲) 의원이 “김 의원은 보수를 아끼는 사람들을 매도하지 말라. 김 의원은 ‘보수’이미지보다는 ‘수구꼴통 반동’의 이미지다”라고 직격탄을 날린 데 이은 후속타였다.
오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 의원이 보수세력의 이념적 화신인 것처럼 스스로 생각하면서 지금 상황을 탈출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정당당하지 않다”며 “일종의 초조감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 6공 세력 청산론’에 대한 당내 반발과 관련해 “5, 6공에 참여했다고 책임지라고 한 게 아니라 5, 6공의 탄생에 기여하고 인권 신장에 역행한 경우라고 이야기했다”며 “5, 6공 당시의 행적을 갖고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장파 의원들은 일단 물갈이 공방의 기선을 잡았다고 판단해 추석 연휴가 끝나는 14일 전체 모임을 갖고 당내 투쟁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추석 연휴 이후 뜻을 같이 하는 재선 의원들을 상대로 세 규합에 나서는 한편 워크숍을 열어 본격적인 세 확산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김 의원은 심 의원이 자신을 겨냥해 ‘육사 17기로 1980년 쿠데타의 실무 핵심’이라고 지목한 데 대해 “79년 당시에 군을 떠난 상태로 소위 12·12사태, 5·18 등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한 뒤 이 부분에 대해 심 의원의 공개 사과를 받아냈다.
김 의원은 “소장파 의원들의 주장은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맞지 않아 발언의 정당성과 신뢰성이 크게 훼손됐다”며 “국정감사와 김두관(金斗官)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안 거부 이후 정국 대처에 당력을 모아야 할 때 이런 분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소장파 의원들을 비판했다.
중진 의원들은 추석 연휴 이후 당분간 소장파 의원들의 대응을 지켜본 뒤 앞으로의 대응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한 중진 의원은 “당내 분란을 더 이상 방치할 경우 최 대표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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