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은 1987년 6월항쟁 직후, 참된 언론에 대한 국민의 열망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로부터 지난 16년 동안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와 논평으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습니다. 민주화와 개혁의 선도자로서, 정의와 인권의 수호자로서, 그리고 평화와 번영의 길잡이로서 한겨레신문이 이룩해 온 공헌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이제 이러한 한겨레신문을 미주지역에서도 직접 받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반갑고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미주 동포들에게 고국 소식을 보다 정확하게 전하고 고국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동포사회의 결속과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런 가운데 미주 동포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신문으로 성장해가기를 바랍니다.
저는 지난 미국 방문 길에, 미국사회의 당당하고 자랑스런 일원으로 생활하고 계신 동포 여러분을 뵙고 진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피부색이 다르고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이역 땅에서 성공적으로 뿌리내리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이겠습니까? 남들보다 몇 배 이상의 땀을 흘려야 했을 것입니다. 남몰래 뜨거운 눈물도 훔쳤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고 주저앉고 싶을 때는 자녀들을 보면서, 그리고 멀리 고향의 혈육들을 생각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다시 일어섰을 것입니다.
그 결과, 오늘날 미주 한인사회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200만 명이 넘는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우리 2세대 자녀들이 현지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주류사회에 속속 진출하고 있습니다. 뛰어난 자질과 부지런함으로 한민족의 우수성과 기상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미주 동포들은 늘 고국의 일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성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독재정권 아래서 고통받던 시절에는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 헌신해주었습니다.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도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또한 97년 외환위기와 2002년 월드컵대회 등 나라에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진정한 혈육의 정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다시 한번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께 보답하고 여러분을 돕는 길은 우리 대한민국을 세계 속에 우뚝 서는, 더욱 당당하고 자랑스런 나라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참여정부는 ‘국민과 함께하는 민주주의’, ‘더불어 사는 균형발전 사회’, ‘평화와 번영의 동북아시대’ 실현을 국정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들이 조국에 대한 자랑과 긍지를 가지고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미 우호협력의 증진과 동맹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습니다. 북한 핵 문제도 지금까지의 노력을 바탕으로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은 세계화 시대입니다. 우리의 활동무대를 한반도에만 국한할 수 없습니다. 우리 동포들이 해외로 진출해서 활동영역을 넓히는 것이 국가 발전의 큰 힘이 됩니다. 여러분의 성공이 곧 대한민국의 성공인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인구의 1/10이 넘는 600만 재외동포는 우리 민족의 장래에 더없이 소중한 자산입니다. 저와 참여정부는 해외동포 여러분이 거주국에서 더욱 성공하고 조국과의 관계에서도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협력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우리 재미동포 사회가 서로 돕고 화합하는 가운데 미국 안에서 더욱 영향력 있고 존경받는 일원으로 발전해가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한·미간의 가교 역할에도 더욱 힘써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우리 함께 힘을 모아 우리의 다음 세대들이 한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마음껏 꿈을 펼치도록 합시다.
한겨레신문 미주판의 창간을 거듭 축하하며, 재미동포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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