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정몽헌회장 개성市長 꿈꿨다”

  • 입력 2003년 9월 16일 18시 40분


“내게 소원이 하나 있다면 개성시장을 해보는 것입니다.”

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의원은 16일 “방북기간에 정몽헌(鄭夢憲.사진)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타계(8월 4일) 직전 방북했을 당시 남긴 얘기를 들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정 회장은 6월 개성공단 착공식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었다.

김 의원은 “북한의 이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서 들은 얘기”라며 “정 회장이 대북사업에 대한 열정을 개성시장을 맡아 마지막으로 불태워 보고 싶은 심경을 (이 위원장에게) 토로했다”고 전했다.

개성공단사업은 고(故)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정 회장이 2000년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사업권을 따낸 뒤 올 6월 2000만평에 이르는 부지 착공식을 마치고 기반공사를 진행 중이다.

김 의원은 또 “정 회장이 대북송금 특검 수사를 받을 때만 해도 민족문제(남북관계)라는 차원에서 견딜 만했으나 검찰 수사는 정말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라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현대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7월 26일과 31일, 8월 2일 등 세 차례에 걸쳐 출퇴근 형식으로 대검 중수부의 소환에 응해 조사를 받았다.

김 의원은 “8월 11일 금강산 추모식에서 내가 지은 ‘금강산의 소나무 한그루’라는 추모시를 낭송했을 때 참석자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을 만큼 정 회장에 대한 북한 관계자들의 존경과 애도의 정이 깊었다”고 말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