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소장파 '현대 비자금 수사'로 대립

한나라당이 박주천, 임진출 의원의 현대 비자금 관련 검찰 소환에 불응하도록 한데 대해 당 지도부와 소장파간의 대립이 표면화되고 있다.

18일 상임운영위원회에서 홍사덕 총무는 "비자금이란 부정한 자금을 공급하기 위한 돈으로, 현대 비자금 사건을 단순히 몇몇 의원들을 부르는 것으로 끝내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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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검찰은 지금까지 왜 소환을 하는지 밝히고 있지 않는데, 그 이유를 밝히면 해당의원과 숙의해 소환에 응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불응 의사를 분명히 했다.

홍총무는 "검찰이 국회의원을 소환하면서 무엇때문에 부른다고 밝히지 않은 전례가 없다"며 "기억력에 한계가 있고 활동무대가 넓어 아무런 준비 없이 포토라인에 서면 누구도 방어를 할 수 없다.이를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원희룡 기획위원장은 "이제는 부패를 비호하는 정당, 정치권이 부패의 성역이라는 비판이 있다"며 "앞으로는 검찰에서 명백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정황이 없는 한 당당히 소환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당이 비리의 보호막이 되어선 안된다"며 "총무도 이점에 유념해 주길 바란다"고 맞섰다.

홍준표 의원도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개인비리 혐의를 당이 보호하려 하면 재벌옹호당에 이어 비리옹호당이라는 멍에를 뒤집어 쓰게 된다"고 지적하고,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당 지도부의 '박주천·임진출 의원 소환불응' 입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홍의원은 성명에서 "검찰은 DJ정권의 권력비리를 확인하고도 축소수사를 계속하면서 여·야 정치인들에 대해서 짜맞추기식 억지균형 수사로 사건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당지도부는 더 이상 두분의 출두를 막지 말고 두분은 정정당당하게 출두하여 비리혐의를 국민 앞에 해명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의원은 성명 발표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홍사덕 총무의 소환 불응 입장은)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지난 번 민주당 정대철 대표를 보호하기 위해 8월 방탄국회를 합의해 준 것도 잘못한 것이라고 몇 번을 이야기 했는데 (홍사덕 총무)본인이 못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한나라당 박주천, 임진출 의원에 대해 현대 비자금 사건과 관련, 18일 오전 10시까지 검찰에 출두하라는 통보를 했으며, 한나라당이 거부함에 따라 내주까지 박주천 임진출 의원의 출석 여부를 지켜본 후 재차 소환에 불응할 경우 2차 소환장을 발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의원 일문일답▼

-홍사덕 총무의 두의원에 대한 소환 불응입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정대철 대표 사건때도 엉뚱한 짓을 하더니만 이번에도 엉뚱한 짓을 하려고 한다. 당의 입장이 엉터리고 잘못됐다. 홍사덕이 하는 짓을 봐라. 지난 번에도 잘못한다고 몇번 이야기를 했는데 본인이 그것을 못느끼고 있다. 이러면 안된다. 떳떳하게 나가서 수사 받으란 말이다.

-검찰 수사진행에 대한 입장은

▲검찰 수사가 본질에 빗겨나가고 있다. 그것이 잘못된 것이다.

-박주천 임진출 의원의 소환은 제대로 된 것인가.

▲이훈평, 박주천 의원 소환하는 것도 본질에 어긋나는 것이다.

어긋나지만 소환은 당연히 해야지.

-향후 검찰수사는 어떻게 진행되야 하나.

▲현대 비자금이라는 것은 정권과 유착되어서 대북지원을 무분별하게 하는 바람에 그것이 핵이 돼 돌아왔다. 그것을 수사를 제대로 하고, 거기에다가 현대 비자금이 어떻게 쓰여졌는가. 권노갑이 자기가 먹은게 아니지 않은가. 비자금의 본질 수사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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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