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파병 내달까지 결정 기대”

  • 입력 2003년 9월 18일 18시 33분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사진)와 최병렬(崔秉烈) 한나라당 대표의 17일 회동에 비춰볼 때 이라크 추가 파병 여부에 대한 한국 정부의 ‘결정’은 내달 말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회동에 배석했던 한나라당 박진(朴振)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다음달 21, 22일 태국 방콕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및 각료회의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다음달 24, 25일 한국에서 열리는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참석차 방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한미 고위 당국자간 연쇄회동을 통해 한국의 파병 문제가 마무리될 것으로 미국 정부는 전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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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한미 양국 정상이 만나고 파병 문제를 총괄하는 럼즈펠드 장관이 방한할 경우 자연스럽게 한국군 파병 문제에 대한 한국의 공식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롤리스 부차관보가 미국 정부 당국자로선 처음으로 구체적인 파병 규모와 한국군의 지휘관리 역할을 언급해 주목된다.

그의 말대로라면 한국이 이라크에 사단급 부대지휘부와 여단 이상 규모의 병력을 파견할 경우 한국군은 창군 이래 처음으로 분쟁지역의 다국적군 사단을 지휘 관리하게 된다.

구체적인 파병 규모와 관련해 그는 ‘특정국가의 여단 또는 사단’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재 이라크에 주둔 중인 폴란드형 사단(polish division)을 기준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말이다.

폴란드형 사단은 폴란드군 1개 여단과 사단지휘부 등 3000여명을 포함해 19개국 출신 다국적군 등 1만여명으로 구성됐다. 따라서 롤리스 부차관보가 언급한 여단과 사단 사이의 파병 규모는 그 중간인 6000명선으로 관측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군 편제를 기준으로 파병 규모를 말했다면 상황은 다소 복잡해진다. 특히 미측은 경보병을 희망해 정확한 파병 규모는 추산이 힘들다.

통상 한국군 1개 보병여단은 5000여명으로 편성되지만 예하 포병대대를 제외하면 4000여명 수준이고 1만2000명선인 보병사단의 경우 포병연대를 빼면 1만명 정도이다. 따라서 기갑부대와 포병이 경보병에 포함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의 요청에 따른 파병 규모는 4000명과 1만명의 중간인 7500여명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파병을 공식 결정하더라도 구체적인 파병 규모는 향후 별도 협상을 거쳐 결정할 것이기 때문에 실제 병력은 예측치를 크게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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