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민주당 앞뒤 안맞는 해명

  • 입력 2003년 9월 19일 0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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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숙 여사의 부산 남구 대연동 아파트 미등기 전매 의혹에 대해 청와대측은 공식적으로는 ‘잘 모르는 일’이라거나 ‘언급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답변을 회피해왔다.

지난해 12월 4일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민주당측은 “권 여사는 1989년 1월 아들 노건호씨의 결혼에 대비해 임야 1000여평을 16명 명의로 공동 구입(권 여사는 2300만원 부담)한 뒤 96년 장백건설에 5700만원에 팔았다”면서 “8년 동안 차액은 3400만원에 불과하므로 투기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측은 당시 땅 매매 사실에 대한 해명만 했을 뿐 아파트 전매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 후인 올 1월 투기 의혹을 제기했던 김 의원과 홍준표(洪準杓), 이주영(李柱榮)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노 대통령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李基明)씨의 용인 임야 매매와 관련한 논란이 벌어진 5월 김 의원은 권 여사의 아파트 미등기 전매 의혹을 다시 제기했다. 이때도 청와대측은 “권 여사는 장백건설에 땅만 팔아 약간의 시세차익을 봤기 때문에 투기로 볼 수 없다”며 투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측이 내놓은 해명은 지난해 민주당측 설명과 비교할 때 매각대금 수령시기 등의 대목에서 큰 차이가 있다.

청와대 대변인실의 한 관계자는 “권 여사는 89년 부산 대연동 토지를 2300만원에 매입해 96년 선금 600만원만 받고 해당 토지 소유권을 장백건설에 넘겨줬는데, 장백건설은 입주예정자로부터 분양금을 받은 뒤 잔금을 주겠다고 했다”며 “99년 장백아파트가 완공된 뒤 권 여사는 장백건설로부터 토지매각대금 잔금 5000만원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해명에 따르면 권 여사가 토지매각대금을 받은 시점은 당초 96년에서 99년으로 바뀐 셈이다. 또 미등기 전매 의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다가 ‘모르겠다’는 쪽으로 바뀌었다.

한편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96년 부산 대연동 땅 매각 이후의 일에 대해 대변인으로서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장백아파트 분양이나 미등기 전매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일이다”고 해명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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