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선은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 재계 원로들과 기업 총수들은 이날 만찬 모임에서 현 경제상황을 ‘40년 만의 최악’이라고 규정한 뒤 “현 정부는 과거 박정희(朴正熙) 대통령, 영국의 대처 총리, 독일의 아데나워 총리 같이 중심을 잡고 경제난을 타개할 수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세계상공회의소 총회 참석차 캐나다 퀘벡을 방문중인 박용성(朴容晟) 회장은 18일 전경련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그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군사독재 때와 같은 리더십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최근 일부에서 박 전 대통령 시절이 그립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만큼 통제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발끈했다. 그는 18일 중소 벤처기업체 대표와의 오찬에서 “경제가 어려우니까 대처 총리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희망과 바람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 한국에서 그와 같은 방식의 지도자가 필요한 시기냐”고 되물었다.
한편 전경련 이규황 전무는 ‘리더십 발언’이 논란이 되자 19일 “재계가 리더십을 거론한 것은 정부의 리더십이 확립될 수 있도록 재계 차원에서 지원하겠다는 의미였다”며 한발 물러섰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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