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입국 해외인사 어떤 사람 있나

  • 입력 2003년 9월 20일 0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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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해외에서 반정부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적게는 10여년, 많게는 40여년간 입국하지 못했던 해외 거주 인사 33명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해외민주인사 초청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9일 그리던 고국 땅을 밟았다.

특히 간첩 혹은 친북인사라는 ‘굴레’를 쓰고 부모의 임종도 지켜보지 못한 채 수십년 동안 해외에서 떠돌던 일부 인사들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13년간 수형생활을 한 뒤 일본으로 출국한 강종헌씨(52)는 13년만에 고국에 왔다.

서울대 의대 본과 2학년 재학중 이 사건에 휘말린 강씨는 88년 출소 후 가족이 있는 일본으로 돌아갔다. 이듬해인 89년 범민족대회 실무회담 차 한국에 왔으나 입국이 불허됐다.

김성수 독일 한독문화원 회장(67) 역시 연세대를 졸업하고 1966년 독일 유학을 떠났다가 70년대 최종길 서울대 교수 사건, 87년 파독(派獨)광부 간첩단 사건의 배후 인물로 지목되면서 입국이 불허돼 그동안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머물러왔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유럽지역본부 중앙위원인 한계일(72), 신옥자씨(62)는 각각 43년, 23년 만에 귀국했다.

또 재일한국민족통일운동연합(한통련) 일본 오사카(大阪) 대표였던 부친 양해승씨(79년 작고)의 뒤를 이어 활동 중인 양동민 한통련 부의장(67), 김정부 기획실장(54) 등 한통련 관계자들이 대거 포함됐다.

그러나 43년 만에 고국을 찾을 예정이던 곽동의 한통련 의장(73)이 과로로 갑자기 심장에 이상이 생겨 이번 방문길에 나서지 못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곽 의장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60년 재일한국청년연맹(한청) 중앙본부 위원장으로 한일회담 반대운동을 이끌면서 입국금지 대상이 됐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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