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정우택(鄭宇澤) 의원은 22일 행정자치부에 대한 국회 행정자치위 국정감사에서 "태풍 매미가 경남 삼천포에 상륙한 12일 저녁 6시부터 9시반까지 노 대통령 부부와 아들 부부, 대통령비서실장 부부, 경호실장 부부가 서울 삼청각에서 연극을 관람했다는 게 사실이냐"며 허성관(許成寬) 행정자치부 장관에게 사실 확인을 요구했다.
▼관련기사▼ |
이에 대해 청와대는 당시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權良淑) 여사, 아들 건호(建昊)씨 부부, 딸 정연(靜姸)씨 부부,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 부부와 아들, 김세옥(金世鈺) 경호실장 부부 등 11명이 삼청각에서 연극 '인당수 사랑가'를 관람한 뒤 저녁식사를 함께 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연극 관람 일정은 오래 전 부속실에서 추석 연휴 일정 중의 하나로 미리 잡아놓았던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측은 태풍 피해가 예상되는 시점에 연극 관람을 한 데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당시 공연장에는 100여명의 관객이 있었으며, 노 대통령 일행은 연극 관람에 이어 저녁식사를 마친 뒤 저녁 9시반 경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부는 고건(高建) 국무총리 주재로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한 관계장관 대책회의를 열었으며, 중앙재해대책본부는 3단계 비상근무에 돌입했었다. 또한 시 군 구를 포함한 전국 16개 시 도에서는 공무원 1만9184명이 비상근무 중이었다.
한편 삼청각 측은 공식적인 답변을 거부했으나 한 직원은 "1개월 전 쯤에 청와대 측에서 박 모씨 명의로 10자리를 예약했으며, 연극 관람 및 식사 비용 150만원(1인당 15만원)도 미리 지불했었다"면서 "가족끼리만 식사를 했고, 사진도 찍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또 "청와대 측에서 언론에 알리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며 "그 때가 태풍이 온 날이어서 구설수에 오를까 봐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