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은 이날 “경의선 철도가 연결된다고 군이 좋아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동해선은 금강산 관광에 도움이 될지 모르나 안보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의 최근 군사동향을 자세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박 의원은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올해 대외활동 중 군부대 방문이 예년보다 배 이상 증가했다”며 “최근 북한은 지상군과 해군의 훈련을 크게 늘렸고, 일부 함정을 함경도 북쪽에서 남쪽인 원산 지역으로 이동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북한군 병력이 지난해 116만명보다 더 늘었다. 이처럼 북한은 화해협력의 상대이지만 경계의 대상”이라며 북한군의 동향에 관해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이날 오전 합동참모본부 관계자가 비공개를 전제로 의원들에게 보고한 군사기밀이었다. 이에 놀란 국감장의 군 고위관계자들은 황급히 양손으로 ‘X’자를 그리면서 박 의원에게 발언을 하지 말아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럼에도 박 의원이 북한군 동향에 대해 추가로 언급하려 하자 조 장관은 “지금 발언한 내용은 기밀이고, 공개회의인 만큼 숫자는 받아 적지 말아 달라”며 다급히 제지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조 장관의 만류에 머쓱한 표정을 지은 뒤 다른 질문을 계속했다.
박 의원의 발언 파문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국방위는 국방부의 요청에 따라 박 의원의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키로 결정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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