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감사원장 "DJ정부개혁 선진국 맹목적 모방"

  • 입력 2003년 9월 24일 03시 22분


윤성식(尹聖植) 감사원장 후보자가 24일 자신에 대해 열리는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에 보내온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김대중(金大中) 전 정부의 개혁을 강하게 비판했다.

23일 본보가 입수한 답변서에 따르면 윤 후보자는 “국민의 정부는 정부개혁이 왜 필요하고 무엇을 목표로 해야 하는가에 대한 비전과 전략이 부족한 채 문화와 역사, 사회시스템, 도덕과 관심에서 차이가 있는 선진국 제도를 무비판적으로 모방하는 데 치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결과 (국민의 정부는) 조직 감축과 예산 절감 등 작은 정부만 맹목적으로 추구하거나 실적 위주의 규제 완화를 추진해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효율성 위주의 개혁에 머물렀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국민의 정부는) 정부개혁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공무원을 개혁 대상으로 비판하고 배제한 채 개혁을 추진함으로써 공무원의 자발적인 참여가 크게 부족해 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뤄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을 통한 외환위기 조기 극복’만을 김대중 정부의 긍정적인 성과로 꼽았다.

그는 또 검찰에 대한 감사원의 직무감찰 필요성에 대해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권한과 임무에 따라 성역 없이 감사해야 한다”며 “기소행위라는 준사법적 행위의 특수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하지만 검찰의 일반적 직무에 대해 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감사원의 국가정보원 감사에 대해서도 “국가기밀보호라는 정보기관의 특수성과 예산집행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국민적 공론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코드 인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그것이 정부와 사회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어느 시대나 있어 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