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삼재 의원 기자회견문 전문

  • 입력 2003년 9월 24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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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직 사퇴와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먼저 태풍으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수재민 여러분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난 22일 특별재해지역이 선포되어 범국가 차원에서 수해지역 복구를 추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하루빨리 복구가 이루어져서 수재민들이 희망을 갖고 생활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지금의 저를 키워주신 사랑하는 마산 시민과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지난 18년 7개월동안 정들었던 국회를 떠나고자 합니다.

그리고 공인으로서의 모든 생활을 정리하고 정계를 은퇴하고자 합니다.

저는 어제 서울지방법원에서 유죄선고를 받았습니다.

2년 8개월간에 걸친 재판과정에서 저와 저의 변호인들은 무죄를 주장해 왔습니다. 저는 1심 재판부의 결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즉각 항소했습니다. 저의 결백은 2심 재판에서 반드시 입증될 것입니다.

재판의 잘잘못이나 제 자신의 억울함을 떠나 1심의 유죄선고에 따라 공인으로서의 도덕적 자격은 일시 정지되었고 정상적인 의정활동 또한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민 앞에 공인으로서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의원직 사퇴는 물론 정계은퇴를 밝히는 바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1심의 유죄판결로 의원직이 상실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기에 더 엄격한 도덕성이 요구되고 그러한 기준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 정도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자연인으로 돌아가 2심 재판에 임하여 반드시 무죄를 입증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만, 1심 재판부의 판결에 승복해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법원의 결정이라 하더라도 국민 앞에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공인으로서 정당한 자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자세가 지금까지 저를 키워주신 민주화의 성지인 마산과 정의로운 마산 시민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마산시민 여러분,

1985년 12대 국회, 최연소 의원으로 등원한 이후 5선 의원으로 적게나마 국가에 기여해 왔다고 자부하는 저이기에 이 순간 착잡한 심경을 가눌 길 없습니다.

52년간의 삶과 20여년의 정치활동을 해오면서, 지내온 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갈 때는, 보람과 회한이 겹치면서 소리 없는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기도 했습니다.

그동안 숱한 밤들을 하얗게 지새우면서 번민도 했습니다.

국가를 위해 제 자신을 던져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는 것이 정계를 은퇴하려는 저의 마음을 흔들리게 하기도 했었습니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라고 지금까지 키워주시고 성원해주신 당원들과 국민들께 잘못하는 것은 아닌지 많은 고민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국회의원직 사퇴를 만류했습니다.

국회의원직을 갖고 있는 것이 제가 무죄를 입증해 가는 과정에서 방패막이가 될 수 있다고 저에게 충고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양심에 한 점 부끄럼이 없기 때문에 평범한 시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서 무죄를 입증하는 것이 더 떳떳하고 당당한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과 사랑하는 마산 시민,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들께서는 저의 이러한 충정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지금까지 정치를 해오면서 그 어떤 정치인 못지 않게 깨끗한 정치를 해왔다고 자부합니다. 김대중 정권이 악랄하게 음해하고 표적사정을 했지만, 개인적인 비리나 물의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공인으로서 살아왔던 저의 명예를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정의롭게 살아가겠습니다.

거듭 양심을 걸고 말씀을 드리지만 저는 15대 총선때 안기부 예산을 지원 받은 바가 없습니다. 당시 후보자들은 당에서 지원된 정당한 자금으로 선거를 치루었고, 따라서 그 어떤 책임도 물을 수 없습니다.

도저히 승복할 수 없는 1심 판결을 놓고 당 자금을 지원받은 후보자들을 매도하는 등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입니다.

한나라당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그 누구보다도 한나라당과 동지 여러분들을 사랑합니다. 저는 비록 정계를 은퇴하지만 동지 여러분들과 동고동락했던 기억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항상 여러분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나라가 너무 어렵습니다. 위기의 나라를 구하는데 당원동지 여러분들이 힘을 합쳐 노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마산시민과 회원구 지구당 당원동지 여러분,

아직도 저에게는 국가를 위해 헌신할 정열도 있고, 지금까지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모든 것을 접어둔 채 자연인으로 돌아갑니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든지 국민과 나라를 위해 미력하나마 저의 모든 힘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20년 가까이 의정활동에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특히 제 지역구인 경남 마산시민여러분께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여러분께서 저에게 베풀어 주셨던 사랑, 영원토록 가슴깊이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9월 24일

강 삼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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