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은 이날 참모들과 인터뷰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이런 입장을 밝히기로 결심하고 부산 경남 울산지역 언론사 합동 인터뷰에서 말하려고 했으나 정작 질문이 나오지 않자 대신 이날 저녁 6시경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브리핑’을 통해 뒤늦게 해명했다.
그러나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의 공개 브리핑이 없었고 청와대 소식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노 대통령의 입장이 전달됐다는 점, 또한 ‘청와대브리핑’의 내용이 대부분 ‘정황상 어쩔 수 없었다’는 해명에 그쳤다는 점은 논란의 소지를 남기고 있다. 특히 주요 현안에 대한 노 대통령의 입장이 대변인을 통해 전달된 관례를 감안할 때 청와대 소식지를 통해 밝힌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브리핑’은 2면 전체를 할애해 노 대통령의 ‘인당수사랑가 공연관람 전후’라는 제목으로 공연관람 경위를 소상하게 밝혔다. 대통령의 입장은 ‘국민들에게 송구스럽다’는 발언만 간략히 소개됐다.
‘청와대브리핑’에 따르면 “동아일보가 8월 26일자에 ‘대통령의 문화경쟁력’이라는 기사에서 취임 6개월을 맞은 노 대통령이 공연장과 영화관 미술관 패션쇼 등을 자주 찾았으면 좋겠다고 제언했다”면서 “이 글을 읽은 노 대통령은 내용에 공감했고 참모들에게 그런 일정을 만들어보라고 지시했다”고 소개했다.
‘청와대브리핑’은 이어 “예정대로 이 공연을 관람할 것인가를 두고 참모들과 상의를 했다”면서 “(태풍이 온다고) 대통령이 저녁시간에 관저에 대기하면서 TV를 보는 것이나 수시로 보고를 받으면서 상황파악과 지시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는 상태에서 청와대 지근거리 행사장에서 이미 예정됐던 일정을 진행하는 것이나 실제로 달라질 것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브리핑’은 또 “공연을 두세 시간 앞두고 관람을 취소하면 100여석에 불과한 공연장이 썰렁해져 행사 주최측에서 느낄 실망감도 부담이 됐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브리핑’은 “노 대통령의 공연관람으로 인해 태풍 대처과정에서 문제가 전혀 없었고 관련 상황을 도외시한 채 취미생활로 관람한 것도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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