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총풍 사전모의 증거없다”

  • 입력 2003년 9월 26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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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부(주심 이규홍·李揆弘 대법관)는 1997년 대통령선거 직전 북한 인사와 접촉해 휴전선에서 무력 시위를 해 달라고 요청한 혐의(국가보안법상 회합 통신 등)로 기소된 한성기(韓成基·사업가)씨 등 이른바 ‘총풍 3인방’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3년에 집행유예 3∼5년씩을 선고한 원심을 26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또 이들과 북한 인사의 접촉 사실을 알고도 수사 지시를 내리지 않은 혐의(국가보안법상 특수직무유기)로 기소된 권영해(權寧海)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한씨 등이 국가 존립이나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서도 반국가단체 구성원 등과 접촉하거나 북한측에 무력 시위를 요청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판부는 한씨 등이 북측 인사에게 무력 시위를 요청하기로 사전에 조직적으로 모의한 증거는 없다는 원심 판결은 그대로 유지했다.

재판부는 또 권 전 부장에 대해서는 “안기부장으로서 이 사건에 대한 첩보를 확인하는 즉시 진상을 조기에 밝히지 못한 점이 있었다 하더라도 직무를 유기하려는 범의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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