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씨의 부인 강혜원(姜惠媛)씨는 “23일 산둥(山東)성 옌타이(煙臺) 제2간수소(교도소)에서 남편과 20여분 동안 첫 면회를 했다”면서 “석방을 위해 많은 분이 노력하고 있으니 용기를 내라고 말했지만 남편은 ‘희망을 품으면 하루가 길어져 힘들어진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26일 본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강씨는 ‘남편은 이제 그런 (석방 같은)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석씨가 200여명의 수감자들이 함께 사용하는 면도날을 통해 감염된 듯 얼굴 전체에 물집이 생기고 진물이 흐르는 피부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탈진 상태에 빠져 링거 주사액 10병을 맞기도 했다는 것.
강씨는 “남편의 석방 및 소송 문제가 9월 중순에는 정해질 것으로 믿었지만 1심 항소 이후 2심 날짜조차 잡히지 않아 너무나 막막하다”고 말했다.
석씨는 옌타이 중급법원(지방법원)에서 내린 1심 선고(징역 2년)에 불복해 지난(濟南) 고급법원(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7월 하순 비공개로 심리를 했을 뿐 선고를 미루고 있는 상태다.
강씨는 석씨처럼 탈북자 지원 혐의를 받았던 일본인 야마다 후미아키(山田文明·54) 오사카 경제대 조교수와 일본 거주 한국인 3명에 대해 중국 정부가 지난달 ‘중일 우호 관계의 대국적 견지’라는 명분으로 체포 20일 만에 석방한 것을 거론하며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강씨는 중국 공안당국이 거부했던 남편과의 면회를 현지 영사관의 설득으로 성사시킨 점을 예로 들며 “정부가 탈북자를 지원하다 중국 당국에 체포된 이들에 대해 (일본에 비해) 무관심하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씨는 “문제는 탈북자 지원 문제에 대한 양국의 접근법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은 중국의 국내법도 중요하지만 탈북자 지원문제를 국제 인권차원에서 우선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 정부는 중국법을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 치중하고 있어 문제 해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는 “중국의 국내법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인도주의 측면에서 석씨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점을 중국측에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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