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코드맞는 사람은 국회동의 필요없는데 써라”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 맞는 젊은 사람은 국회 동의가 필요 없는 곳에 써라.”

이만섭(李萬燮·민주당) 전 국회의장은 28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청와대는 감사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부결을 ‘국회의 발목 잡기’로 보면 안 된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쓰지 않았기 때문에 부결된 것이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의장은 “청와대는 국회를 비난하지만 말고, 인준 실패의 원인을 잘 분석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국정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 대통령의 당적(黨籍) 문제에 대해 “대통령이 신당을 칭찬할 바에야 차라리 하루빨리 신당에 입당하는 게 떳떳하다”며 “그러나 나는 대통령이 당적을 버리고 초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신당주비위에 참여하면서도 민주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는 전국구 의원 7명에 대한 ‘쓴소리’도 했다. 그는 “몇 달 남지 않은 의원직을 가지고 ‘계산’을 하는 모습은 정치적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지역구 출마를 준비하는 의원들일수록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게 총선에서도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내가 97년 10월 신한국당의 내분 사태에 환멸을 느껴 임기가 2년반 이상 남은 전국구 의원직을 던졌을 때 어느 누구도 내가 16대에 다시 등원해 국회의장까지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가진 것을 버릴 때,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